예수님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원봉사자 이지현
예수님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바하밥집에서 봉사를 하며 더욱 짙어진 저의 물음표입니다.
처음 바하밥집에 방문한 때가 생각이 납니다.
따뜻한 밥 한 끼를 누군가에게 대접하는 것에 보탬이 되고자 왔지만
막상 채소 손질이 서툰 제가 약 70~75인분의 밥을 짓고 만들어야 하는 과정에
폐가 되진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날 첫 대면을 가졌던 팀장님과 간사님 그리고 함께 봉사를 했던
나들목 교회를 다니시는 한 어머님 이 세 분께서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또 격려해주셔서 서툰 손질마저도 협력의 선으로 이루어지는 현장을 맛볼 수 있는 감사의 시간이었습니다.
4월 셋째 주 즈음 시작하여 5월 둘째 주까지 약 한 달 가까이 바하밥집에 출석하며 느낀 놀라운 점은 주방에서 보내는 손질 시간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조리된 음식을 포장하는 순간에도, 손님들(바하밥집에서는 노숙인분들과 독거인분들이라고 하기 보다는 손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식사 대접 현장에서도 전혀 힘듦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미의 젖을 기다리는 아기 새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기다리는 손님 들의 모습들! 제가 힘들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한 번은 바하밥집 김현일 대표님을 뵀었는데, 손님들 식사 장소와 바로 맞닿아 있는 정릉천에서 대표님이 마주했던 이야기를 짧게 들려준 시간이 있었습니다. 정릉천 다리 밑에 아이가 태어난 이야기, 정릉천이 집이었던 분들이 많은 비로 인해 죽임을 당해야만 했던 이야기 등 상상하지도 못했던 이 시대의 이면을 듣고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김현일 대표님은 실제로 노숙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외로움을 느껴 본 사람이 외로운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는 것처럼 김현일 대표님 또한 대표님이 겪었던 삶을 토대로 손님들의 상황을 잘 헤아리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대표님이 손님들께 컵라면을 전한 그 시작이 지금 바하밥집을 이룬 것처럼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대표님은 예수님에 관하여 언급하셨습니다. 저는 격하게 끄덕 끄덕이었습니다. 예수님이시라면 분명 그 길 위에서, 그 길 위에 있는 그들과 함께하고 계셨을 거라는 말씀을 듣고 말입니다.
그 때에, 그렇다면 나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 제게로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자전거 타고 오는 할아버지 못 봤냐며 오늘 식사 현장에서 보기로 저번에 약속했다고 귀엽게 말씀하시던 어느 할머님, 오빠 동생하며 식사는 잘 챙겼는지 더 챙길 수 있으면 더 챙겨가자며 서로를 보살피던 두 어르신, 자신의 처지를 부풀려 말씀하시며 방긋 웃는 눈동자에서 공허하고도 슬픔이 느껴지던 또 자꾸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셨던 한 손님, 정릉천 밑에서 텐트치고 라면과 막걸리로 하루를 달래고 있던 꼭 우리 아빠와 닮은 장발의 아저씨 등
가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의 기적처럼 사랑이 오가기도 하고,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상황과 외로움에 몰려있기도 하던,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갈 의지가 있던 존재만으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가득하던 바하밥집 봉사 현장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얻었고 그 방향을 곱씹어 볼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죄로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을 구원하신다.” - 시편 34 : 18절 말씀 아멘.
비록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있어 함께하지 못하지만 기회가 되는 날이 온다면 또 함께하고 싶습니다. 생각이 날 적마다 손님들과 바하밥집 및 봉사자 위해 기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제게 이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인도해주신 하나님과 뜻깊은 현장을 위해 힘써주시는 바하밥집 관계자 여러분 및 봉사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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